한국 경제는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위기, 고물가·고금리 시대,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K-경제정책의 방향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 주도형 성장 모델의 한계, 위축된 내수 시장, 고용 불균형 문제 등은 지금 우리가 직면한 핵심 과제입니다. 본 글에서는 수출, 내수, 고용이라는 3대 경제축을 중심으로 한국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흐름과 향후 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한국 수출 전략의 변화: 기술 중심에서 공급망 다변화로
전통적으로 한국 경제는 수출 주도형 성장 모델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왔으며, 수출은 GDP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성장 동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 분쟁,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수출 환경이 크게 흔들리면서 수출 정책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략적 수출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반도체나 배터리 등 특정 품목 의존도를 줄이고, 바이오헬스, 콘텐츠, 친환경 산업 등 신성장 분야의 수출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또한, 기존 주요 수출국 외에도 아세안, 중동, 남미 등 신흥 시장 개척을 위한 무역협정 확대 및 수출보험 강화 등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세액공제 확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지원,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 등도 적극 시행되고 있으며, 특히 K-브랜드의 인지도를 활용한 문화·서비스 수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대외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산업 구조, 환율 변동성, 원자재 수급 불안 등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위험 요인입니다.
내수시장 활성화 정책: 소비 회복과 자영업 지원이 핵심
한국 내수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소비 심리, 고물가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 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 부담 증가 등 다양한 악재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심의 골목경제는 매출 감소와 비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민간소비 회복 없이는 실질적인 경제 회복도 어렵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소비 진작과 자영업자 회복 지원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내수정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우선, 근로장려금(EITC), 소비쿠폰, 전통시장 할인 행사, 지역화폐 확대 등의 정책을 통해 소비 여력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문화·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한 숙박 할인권, 공연 지원, 지역축제 연계 마케팅 등도 내수 확대의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는 세금 감면, 임대료 지원, 긴급 운영자금 대출, 디지털 전환 지원 사업 등이 시행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프랜차이즈 공정화, 카드 수수료 인하, 지역 상권 보호 정책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수 활성화 정책의 효과는 아직 제한적이며, 금리와 물가의 동시 상승이라는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는 소비 회복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가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 실질임금 상승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균형 잡힌 내수정책 설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용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양에서 질로
고용 문제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중 하나로, 청년 실업, 고령층 재취업, 비정규직 증가 등 다양한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고용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좋은 일자리’ 부족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단순한 일자리 수 확대를 넘어 일자리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고용 구조 구축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2024년부터 시행 중인 대표 정책으로는 청년도약계좌 확대, 중소기업 채용장려금, 여성 경력단절 예방 프로그램, 고령자 재취업 지원 사업 등이 있으며, 디지털·친환경 전환에 따른 신산업 중심의 고용 창출도 중점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또한, 직업교육 훈련을 강화하고 민간과 연계한 직무 기반 인재 양성 체계를 확대하는 등, 수요 맞춤형 인력 양성에 투자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및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점진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청년층의 대기업·공공기관 선호 현상, 중소기업 기피, 고용 미스매치 문제는 지속되고 있으며, 근로시간 단축과 일·생활 균형을 위한 노동정책의 현실화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결국, 고용정책은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구조 개혁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병행되어야만 진정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K-경제정책은 수출, 내수, 고용의 세 축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개편과 혁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주는 정책 설계가 필요합니다. 정부의 정책만큼 중요한 것은 국민과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적응이며, 우리 모두가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입니다.